2월 13일 수술을 하고 27일 퇴원한 후 집에서 쉬고 있는 지 벌써 3주가 지났다.
이젠 집안에서의 하루의 일과가 명확히 틀에 잡혔다.
사회과학서적 읽고, 소설 읽고, 영화 한 편 보고, 다시 사회과학서적 읽고, 소설 읽고...
물론 틈날 때마다 밥을 먹기도 하지만 도무지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하루 한 끼를 먹어도 하루종일 배가 부른다.
약을 먹기 위해서 두 끼 정도는 의무적으로 먹지만 고역이다.

그 사이 이렇게 블로그도 만들어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.
그동안 출산일기를 쓴 이후 근 2년만에 나의 일상을 글로 옮기게 되었다.
물론, 그 사이 싸이질을 하면서 주변 친지와 지인들에게 우리 가족의 소식을 알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지만, 어디까지나 그 중심은 새로 태어난 아기의 일상이 중심이었다.

우선은 내가 평소에 가장 즐겨하던 '질'이라는 게 음악 감상질이었으니 음악을 중심에 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. 이 신호는 '공감'을 위해서 세상에 흘려보내는 것이다.

나의 일상과, 내가 읽은 책들, 그리고 우리 아기와 내가 그동안 틈틈이 모아온 음악을 연결시켜 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과 공감하고자 기획하였다.

걸출한 소설가도 이젠 인터넷으로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 마당에 나라고 아날로그의 일기장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.

그러나, 지면에 한 자 한 자 적을 때의 그 촉감과, 지울 수 없는 글을 적기 위해서 몇 번을 다시 정리하던 시간과 노력들이, 지금 이렇게 썼다 지웠다를 마음대로 하는 공간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으면서도 필요한 품이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.
물론, 악필인 나로서는 한 자 한 자 정성껏 글연습을 하는 기회이기도 했다.
아마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 할 지면이 있으리라.

이번 새로운 블로그를 생성시킨 걸 기회로, 두 번이나 수술해서 지금은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지도 의심스러운 나의 왼다리도 회복하고 다시 30대 중반의 삶을 살고자 한다. 그러고 보니 이 30대중반을 뭐라 명명해야 하나? 청년? 청장년? 중년? ('중년'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안토니오맘에게 욕을 얻어먹었다.^^)

이젠 어느정도 울림이 있는 내 삶이고 싶다.

함께 듣는 음악은 Bruce Springsteen의 'Nebraska'앨범을 후배 뮤지션들이 헌정한 앨범 "Badlands"(2000)중에서 9번 곡 "Reason to believe"이다. Aimee Mann과 Michael Penn이 함께 부른 곡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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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Antonio's study room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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